데이터를 읽다보면 사람들의 생각이 읽힙니다. 그걸 읽다보니 시대의 흐름을 읽게 됐어요. 제 나름의 감이 생긴 것 같아요. 사람들의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어떤 가치가 더 오래 가고 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지를 알게 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기능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감각입니다. 감각보다 중요한 건 합의, 합의보다 중요한 건 당위예요.
사람들은 파타고니아Patagonia를 왜 입을까요. 통기도 잘 되고 방수가 잘 돼서? 디자인이 멋져서? 지구를 위해서?
기능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당위를 이야기하는 사람을 이길 수가 없어요. 당위에 대한 이야기는 사회적인 수용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그래서 더 탁월한 이야기가 되는 거예요.
동시대를 위한 노력
빅데이터 전문가이지만, 저도 데이터만 가지고는 흐름을 읽을 수 없어요. 다음 세대와 어울리려고 노력합니다. 조직에 구성원이 새로 들어오면 6개월 정도 함께 스터디를 해요. 막 들어온 분들은 저를 어려워하세요. 제 나이가 그분들 두 배쯤 되거든요.
그런데 한 달쯤 지나면 분위기가 바뀌어요. 제게 막 화를 내기 시작해요. “좀 일찍 오셔야죠. 15분이 뭐예요!” 하면서요. 전 그때가 제일 기뻐요. 드디어 웰컴 어보드welcome aboard! 평등해진 거예요.
다음 세대와 어울리며 알게 된 게 있어요. 그분들이 저보다 훨씬 더 훌륭하다는 거예요. 제가 모르는 분야,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감각이 더 세밀해요. 그래서 동시대화에 유리하죠.
유명한 뇌과학 논문이 있어요. 사람들은 서른한 살 이후엔 새로운 음악을 안 듣는대요. 50대가 김광석을 듣는 이유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동시대화’되려면 방법은 하나예요. 새로운 환경에 계속 노출돼야 해요. 자신에게 새로운 환경을 소개해 주는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면 행복한 거예요.
시대는 바뀌고 있어요. 미리 읽어내면 대비할 수 있습니다. 각자가 좋아하는 일로 핵개인의 시대를 맞이하면 돼요. 비를 예측하고 우산을 준비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아직은 급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런 분들께 드리는 말씀이 있어요. 뗏목은 섬에 있을 때 만들어야 해요. 바다에 떠밀려 나왔을 때는 이미 늦은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