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텔링(Brendtelling) :
유튜브, 토스 '플랫폼'에서 통하는 스토리 기반 브랜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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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인재개발팀 입니다.
지난 수요일, 연세대학교 박희준 교수님의 '비즈니스 생존전략' 과정 어떠셨나요? 과정 시작 전, IGM 김용우 교수님께서 각 과정마다 꼭 적용하고 싶은 한 가지를 정하여 실천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주셨는데요. 저는 이번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이 '고객의 경험으로 브랜드를 구축하라'였습니다.
박희준 교수님은 '우리는 모든 것을 이야기로 기억한다.'며, '상생', '경험', '평판', 그리고 '스토리' 기반 브랜드 구축을 강조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 무인양품'이란 브랜드를 좋아합니다. 집에서 매일 사용하는 무인양품의 순면 행주는 방직공장에서 나온 자투리 솜을 편직해 만든다고 해요. 즐겨 입는 잠옷은 색도, 소재도 힘을 빼서 처음부터 오래 입어 온 듯 편안합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브랜드 철학 그대로입니다.
이상하게도, 무인양품 제품을 쓰다 보면 단지 소비를 넘어 제가 그 철학에 동참하고 있단 생각이 들어요. 제품과 브랜드를 가르는 건, 이처럼 '정서적 가치'를 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겠죠.
그렇다면 그 정서적 가치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브랜드의 철학을 단단히 세우고, 그 철학을 전파하는 스토리를 만들 줄 알아야 합니다. 처음엔 브랜드가 스토리텔링을 하지만, 어느 순간 팬과 대중이 그 브랜드를 말하는, 브랜드텔링의 단계가 될 때까지요.
이제 사람들의 안목은 높아지고, 제품과 서비스는 상향평준화 되었어요. 무엇을 살지를 넘어, 왜 사야 하는가를 말할 수 있는 브랜드에게 고객은 마음을 열죠. 오늘은 지금 비즈니스를 이끄는 힘인 브랜드텔링에 대해 전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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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의 냉터뷰, 알고 보니 컬리의 웹예능?
다음 중 기업의 유튜브 채널이 아닌 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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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살 뱀파이어의 나쁜 XX 참교육’, ‘결혼 전, 기 빨리는 청첩장 모임’, ‘덱스의 냉터뷰’, '한끼사줍쇼'.
실은 전부 다 기업이 제작한 콘텐츠예요. ‘800살 뱀파이어의 나쁜 XX 참교육’은 패션 기업 한섬이 제작한 웹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의 한 회차예요. 배우 강한나가 주연을 맡았죠.
‘결혼 전, 기 빨리는 청첩장 모임’은 CJ온스타일이 만든 영상이죠. 유튜브 더보기란을 열면, 배우들이 입고 나온 옷과 주얼리 브랜드의 정보가 담겼어요. ‘덱스의 냉터뷰’ 역시 컬리가 제작하는 웹예능이에요.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사나가 출연한 회차의 조회수는 919만 회! 웬만한 방송사 유튜브 조회수를 능가한 수치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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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 콘텐츠가 이렇습니다. 예전에는 ‘SK 텔레콤입니다’를 강조했다면 오늘날엔 기업 이름을 숨기는 추세예요. 핵심은 이러한 포맷이 마케팅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 채널들 전부, 영상 안에 PPL 링크를 걸어 판매까지 이뤄내고 있어요.” _유튜브 마케팅 전문가 선우의성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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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업이 곧 방송국
유튜브 마케팅 전문가인 선우의성 대표는 각 기업이 하나의 방송국이 될 거라고 얘기합니다. 과거에는 인기 채널에 PPL(간접광고)을 넣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기업이 방송사나 영화제작사처럼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획해요.
제작은 전문 채널에 맡기더라도, 강조할 메시지나 스토리라인을 기획하는 콘텐츠 팀이 사내에 생겨나고 있어요. 실제로 선우의성 대표가 한 기업의 마케팅 예산을 따져보니, 2018년 2억원이었던 유튜브 예산이 2023년에는 60억원, 2024년에는 80억원으로 뛰어올랐다고 해요.
돈만 쓰는 건 아니에요. 이제 기업의 유튜브 채널이 ‘수익 창출형 채널’로 진화하고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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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앞광고제작소’는 콘텐츠에서 대놓고 광고를 해요. 영상에 구매 링크를 다는데 실제 판매로도 이어지는 추세예요. 컬리가 운영하는 ‘덱스의 냉터뷰’ 역시 영상에서 자사 식재료를 노출한 뒤, 더보기란에 링크를 넣어 사이트로의 유입을 유도하죠.” _유튜브 마케팅 전문가 선우의성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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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부르는 유튜브 콘텐츠의 법칙
그렇다면 어떤 유튜브 콘텐츠가 고객을 부를까요? 선우의성 작가는 몇 가지 법칙을 꼽아요.
① 영상 1개에는 1개의 메시지만
만약 노트북을 마케팅하는 콘텐츠를 만든다면, 첫 번째 영상에서는 화제성만 노리는 거예요. ‘스타벅스에 당당히 들고 갈 수 있는 예쁜 노트북’이란, 브랜딩 메시지 하나에만 집중하는 거죠.
실제로 이렇게 성공한 케이스가, 노트북 브랜드 에이수스ASUS에서 채널 장삐쭈와 제작한 콘텐츠예요. 제품의 성능보다 감성에 비중을 두는 현대인의 모습을 위트 있게 담아냈죠. 유료 광고인 걸 알면서도 보는 걸 멈출 수 없다는 평을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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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들은 ‘그걸로 되겠냐’, ‘디스플레이도 좋고, 뭐도 좋고, 그런 거 다 넣어야 하는데’ 하거든요. 이겨내야 합니다. 그런 건 두 번째 영상에서 담겠다고 하면 돼요. 가격 대비 성능, 제품의 상세 특징은, IT 크리에이터 채널에서 자세히 풀면 되거든요. 영상 하나에 모든 메시지를 담으려고 하지 마세요.” _유튜브 마케팅 전문가 선우의성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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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3개월 뒤 떠오를 채널과 손잡아라
콘텐츠 내용 못지 않게, 누구와 제작하느냐도 중요하죠. 유튜브 콘텐츠는 촬영과 편집, 업로드까지 대략 2~3개월이 걸려요. 그러니 마케터는 최소 2~3개월은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고해요.
SKT와 숏박스의 협업도 ‘미리 내다본 결과’였어요. 2021년 말, 숏박스 채널이 구독자 몇 십만일 때 바로 연락했거든요. 구독자가 287만명인 지금에 비하면 적은 편이었죠. 덕분에 3개월 뒤 숏박스가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SKT가 가장 먼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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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사듯 꾸준히 채널의 동향을 살펴보세요. 저는 댓글을 많이 읽어요. 인기 급상승을 앞둔 채널은 구독자 수는 적어도, 댓글에 기획력과 연기력에 관한 칭찬이 많아요. 만약 2주 안에 조회수가 30% 상승한다? 그 채널은 바로 연락합니다.” _유튜브 마케팅 전문가 선우의성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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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7시 50분까지 신청 중이던 할인 혜택을 받고 개통할 수 있어요.’ ‘지금 개통하면 OOO에게만 드리는 개통 축하금 5,000원도 받을 수 있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클릭하게 만드는 솔깃한 문구들. 토스 UX 라이팅의 지향점은 ‘사람처럼 말을 거는 글쓰기’예요.
UX 라이팅이란 말그대로, UX 환경에서의 글쓰기죠. 김자유 토스 UX 라이팅팀 리더는 “혼자 쓰는 게 아니라, 다같이 쓰는 글쓰기”라고 강조해요.
“UX 라이팅은 다른 글쓰기와 달리 어느 정도 정답이 있어요.
기준만 공유하면 모두가 어느 정도 잘 쓸 수 있다는 뜻이죠.”
_김자유 토스 UX 라이팅팀 리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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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두 개의 문장이 있어요.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 UX 문구일까요?
- A. 김교원님을 위해 오늘 주식 시장을 요약했어요.
- B. 오늘 주식시장 떡상/떡락 summary 공유됌 ㅋㅋ
👉 B는 맞춤법부터 틀렸죠. ‘떡상’, ‘떡락’과 같은 단어는 특정 유저들만 이해할 수 있는 은어입니다. 그러니 좋은 라이팅은 A가 돼요. 너무 쉽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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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다음 두 문장은 어떠신가요?
- C. 앱을 업데이트해 주세요.
- D. 앱을 업데이트해 주세요. 안전한 송금을 위해 새로 생긴 기능이 있어요. 앱을 계속 쓰려면 최신 버전이 필요해요.
👉아까보다 고르기 어려우시죠? D는 C에 비해 문장이 길어지긴 했지만, 덕분에 이해하기 쉬워요. 김자유 리더는 맥락과 목적에 달렸다고 설명해요.
“가령 어떤 개발자가 저한테 와서 앱 업데이트 해야 하는데, 토스트(메시지가 약 3초간 떴다가 사라지는 기능)에 쓸 거라고 하면 정답은 C가 됩니다. 3초 있다가 사라지잖아요. 짧은 시간 안에 확 각인돼야 하죠.
팝업을 띄운다고 한다면 D를 고를 겁니다. 이처럼 UX 라이팅은 맥락에 대한 정보가 주어집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정답 고르기라고 할 수 있어요.”
_김자유 토스 UX 라이팅팀 리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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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훈련해 볼까요?
Before : 내 신용점수로 낮은 대출 금리 보기. After : 내 신용점수 1000점으로 낮은 대출금리 보기.
두 문장의 차이는 ‘1000점’이라는, 개인화된 정보의 유무 뿐이에요. 단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 클릭 비율이 70%까지 올랐디고 해요. 보통 업계에선 유저의 10~20%만 클릭해도 높다고 평가하죠.
언어를 개선하면 지표가 바뀐다
UX 라이팅이 중요한 이유, 이처럼 문구 하나로 회사의 지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토스 모바일’이라는 제품을 예로 들어볼게요. 유심카드 없이 기기만 등록하면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예요. 토스에서는 ‘기기정보 등록하기’만 누르면, 바로 전화앱이 열려요. 거기서 *#06#만 누르면 끝.
그런데 유저들이 *#06#을 누르기 번거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호와 숫자들이 낯설잖아요. 토스는 *#06을 미리 등록해두고, 유저가 #만 누르게끔 했어요. 그리곤 이렇게 문구를 썼죠. ‘#만 누르면 기기정보가 나옵니다.’
그런데 막상 이를 누르는 사람이 없었어요. 유저를 위한 배려가 오히려 유저를 헷갈리게 만든 거예요. 일주일 동안 실험했는데 클릭율이 매우 낮았습니다. 결국 ‘*#06# 전체를 눌러달라’고 다시 소통했어요. 기기등록율이 바로 60% 상승했다고 해요.
UX 라이팅은 CS 문제도 해결해요. 김자유 리더는 토스 고객센터로 자주 들어오는 문의 TOP 10을 주기적으로 살펴봐요. 그 중 하나가, 토스에서 타 은행 계좌를 등록하면 해당 은행에서 보내는 문자에 관한 CS였어요. ‘이제부터 타 은행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다’는 내용이죠.
다른 앱에서도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뜻인데, 유저 입장에선 '왜 내 돈이 빠져나가지?' 싶은 거예요. 그걸로 전화 문의가 정말 많이 왔다고 해요.
그래서 설명 페이지를 만들었는데, 설명 페이지 특성 상 페이지가 다소 장황했어요.
'전체 탭 > 고객센터 > 자주 묻는 질문'까지 찾아 들어와야 하는데, 답변도 구구절절했죠. 그러다 보니 또 문의가 들어왔어요.
그래서 토스는 또 한 번 바꿨어요. 문자를 받은 고객이 앱을 열면, 팝업이 뜨도록이요. 메시지가 나와요. ‘자동이체 문자 받으셨나요? 놀라셨죠? 설명해 드릴게요.’ 그걸 누르면 설명 페이지가 등장하는 식입니다. Q&A 내용도 고객센터 상담사들을 인터뷰해서, 고객이 주로 묻는 질문 중심으로 다시 짰어요. 덕분에 상담 비용을 16%나 줄일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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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라이팅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자 경험이 좋아진다는 거예요. 라이팅을 잘 쓰면 전환율, 이탈률, 재방문율처럼 성과에 직결된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돼요. 문구 하나로 브랜딩 효과까지 낼 수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비용 절감까지 되죠.”
_김자유 토스 UX 라이팅팀 리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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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가 '해요'체로 UX 문구를 통일한 과정에 대해 김자유 리더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누군가는 ‘합니다’체를 더 좋아하고, 누군가는 ‘해요’체를 선호해요. 기호의 문제라서, ‘이게 더 좋습니다’라고 접근하면 구성원이 따르지 않을 수 있어요. 특히 에러 메시지 만큼은 ‘합니다’체를 쓰자는 의견이 있었죠.
저는 UX 문구를 쓰는 디자이너들을 직접 다 인터뷰했어요. 그들의 공통된 문제의식을 발견했죠. ‘저 사람 말투 다르고, 내 말투 다르다’는 거였어요. 그걸 포인트로 설득했어요. 일관성을 위해서라도 에러 메시지까지 ‘해요’체로 통일하자고요. 그러자 비로소 모두가 납득했죠."
_김자유 토스 UX 라이팅팀 리더
즉, 어떤 UX 문구가 조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설득하라는 얘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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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차고 넘치는 온라인에서 유저와 고객의 마음을 얻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이번 내용이 스토리가 어렵게만 느껴졌던 분들에게 작은 단초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Insight Camp🏕️도 감각적인 비즈니스 스토리를 지속하여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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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이 흥미로우면서 자기 반성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 이번처럼 다양한 시선과 방식으로 바라보는 주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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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Insight Camp 어땠나요?
부문장육성그룹분들의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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