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케이 :
청주의 작은 항공사는 어떻게 국내 탑승률 1위가 됐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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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인재개발팀 입니다.
부문장 육성프로그램은 향후 부문장으로서 'Leading Function' 역할 수행을 위해 조직의 큰 그림을 보는 사고와 인사이트 확장, 즉 Conceptual Skill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에 비즈니스 사고 확장을 위한 'Insight Camp' 아티클을 제공드리고자 합니다.
Insight Camp의 목적은 MBA 과정에 들어오기 전, 최신 경영 트렌드를 탐색해 봄으로써 우리 회사의 경영 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인사이트를 확장하는 데에 있습니다.
가장 트렌디하고 유용한 콘텐츠만 엄중히 선별하여 지속 공유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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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Insight Camp⛺에서는 국내선 수송률 94.9%(2022년 기준)로 업계 1위를 달성한 에어로케이만의 전략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해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NHK가 한국 항송사를 주목했어요. 청주국제공항 거점항공사인 '에어로케이'예요.
‘젠더리스 유니폼’을 입은 에어로케이 승무원들의 화보가 지면을 가득 채웠어요. 치마 대신 바지, 구두 대신 운동화 차림이었죠. 신문들은 “보수적인 항공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평했어요.
사실 에어로케이는 파격적인 시도로 소문난 항공사로, 기내에서 가수 선우정아의 콘서트가 열리고, 김이나 작사가의 음악 방송이 흘러나와요. 한 달 동안 기내 도서관을 운영하거나 공예 체험을 열기도 하죠.
이정도면 '날아다니는 콘텐츠 플랫폼'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남다른 경험 설계로 이름을 알린 에어로케이만의 전략 좀 더 자세히 알아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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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케이의 출발을 낙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어요. 2021년 팬데믹 취항, 청주와 제주만 오가는 여객기 한 대, 비항공업계 출신 대표까지. 무엇 하나 믿을 구석이 없었죠.
"뭘 해도 달라야 한다." 에어로케이가 선택한 생존 전략입니다.
에어로케이는 '불만'에서 출발했어요. "왜 항공사는 뻔할까?" 비슷한 유니폼, 가격 경쟁에 쏠린 전략, 10년 전과 비슷한 기내 서비스까지 아쉬운 것에 대해 질문을 던졌고, '남다른 항공사'가 되기 위해 전국 어디든 2시간 안에 올 수 있는 '청주공항'을 출발지로 삼았어요. 품격과 가격만 내세우던 대기업과 자회사* 틈바구니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신선한 스타트업'을 꿈꿨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세운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대한항공이 세운 진에어가 대표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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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의 출발은 '유니폼'이었어요. 에어로케이는 사람들이 평소 비행기에서 느낀 '의문'에 귀기울였죠.
'왜 항공사는 여자 승무원의 미소를 부각할까. 옷은 왜 실루엣을 드러내야 할까. 위기 상황에서 치마가 방해되진 않을까.'
에어로케이는 승무원 유니폼의 정의를 다시 내렸어요. '조금 더 활동적이고, 편안하고, 성 구분이 없는 옷'으로. 승무원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니 유니폼도 안전을 지키기 적합해야 했어요.
새 유니폼은 치마 정장도, 와이셔츠도 없습니다. 봄가을 상의는 맨투맨 셔츠에 신축성 자켓, 여름 상의는 반팔 티셔츠에 조끼예요. 하의는 바지로 통일했어요. 긴급 상황에서 치마가 걸림돌이 된다고 봤거든요.
색상도 화려함과 거리가 먼 짙은 남색 바탕에 노란 띠로 포인트를 냈죠. 승무원이 승객을 그림자처럼 지키는 '안전 요원'처럼 비춰지길 바랐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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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은 오직 승무원의 관점에서 디자인했어요. 통기성, 신축성이 좋은 원단을 써서 서거나 앉기 편하게 했죠. 승객에게 나눠 줄 서류나 볼펜을 갖고 다니기 쉽도록 주머니도 크게 만들었고요.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옷이길 원했어요"
_나혜미 에어로케이 브랜드전략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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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이 처음부터 반긴 건 아니었어요. “내가 아는 유니폼이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쏟아졌죠. 많은 승무원에게 유니폼은 ‘자부심’을 드러낼 수단이었으니까요(조금 불편해도).
브랜드전략팀은 승무원에게 '입어도 될 용기'를 주기 위해, 패션지 보그와 GQ 화보를 촬영했어요. 대중이 먼저 호응하면, 승무원도 점차 받아들일 거라 생각했어요.
화보 속 승무원들은 자유분방해요. 다리를 꼬고 앉거나 한쪽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죠. 칼 단발에 안경을 쓴 승무원이 자신 있게 미소 지어요. ‘이렇게 해도 괜찮다’는 뜻을 녹인 거예요. 외신도 에어로케이에 주목했죠. ‘현대적인 이미지를 가진 항공사’라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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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 발표나 내부 쇼케이스를 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항공 관계자'의 눈을 믿지 않았어요. 트렌드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우리 유니폼을 봐주길 원했어요. 그들의 호응을 통해, 우리 승무원은 업계 흐름을 바꿀 '선두 주자'라는 인식을 입히고 싶었죠."
_나혜미 에어로케이 브랜드전략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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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의 준비 끝에 2021년, 에어로케이는 하늘길에 오릅니다. 여객기는 단 한 대. 청주와 제주를 오가는 노선 뿐이었고, 팬데믹이라 항공업 전체가 침체된 시기였어요.
이렇다 할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브랜드전략팀은 '경험의 질'을 높이는 데에 집중합니다.
"전 비행기 타는 걸 정말 지루해해요. 저비용 항공사는 더 힘들죠. 좌석도 비교적 좁고, 모니터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우린 대형 항공사에 비해 예산이 부족해요. 적은 돈으로 고효율을 낼 방법을 고민하다, 비행하는 동안 즐거움을 주기로 했죠."
_김상보 에어로케이 커머셜본부장
승객의 시선이 닿을 만한 곳에 ‘새로움’을 넣자. 브랜드전략팀은 ‘기내 서점’을 오픈합니다. 좌석마다 비치된 선반에 주목했죠. 승객이 심심할 때 면세 책자나 안전 카드를 꺼내 보는 습관을 떠올렸어요.
브랜드전략팀은 여기에 ‘랜덤 책’을 꽂았어요. 서울 공항동의 독립책방 ‘다시서점’과 협업했죠. 한 시간 동안 읽을 만한 책 180종을 선별했어요. 시나 소설, 에세이, 그래픽 노블, 매거진까지 다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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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돈으로 기대감을 만들 수 있었어요.
제주로 떠날 때 2A 좌석에서 매거진을 읽은 승객이, 청주로 돌아올 때 11D 좌석에서 시를 읽게 되는 경험을 준 거죠.
그럼 비행기는 더 이상 뻔하지 않아요.”
_나혜미 에어로케이 브랜드전략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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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케이는 이착륙 음악까지 허투루 넘기지 않았는데요. 아티스트가 직접 음악을 들려주는 '아티스트 온보드'를 운영해요. 김이나 작사가가 만든 노래를 좌석에 꽂힌 가사집과 들을 수 있어요.
하루는 기내 콘서트가 열린 적도 있어요. 안전벨트 착용 표시가 풀리자, 가수 선우정아가 좌석 승객들 사이에서 일어났죠. 스피커가 놓인 카트를 끌고, 복도를 걸어 다니며 노래했어요.
"어느 항공사나 이착륙할 때 음악을 틀어주곤 해요. 단지 그 음악이 무엇인지 알려주지도, 바꾸지도 않을 뿐이죠.
어떻게 하면 음악을 다채롭게 들려줄까 고민할 때, 승객분들도 알아주지 않을까요.”
_나혜미 에어로케이 브랜드전략팀장
기내에서 들었던 노래가 좋아, 여행 다녀온 뒤 플레이리스트를 찾는 승객도 생겼어요. 비행기에서 겪은 일을 집에 가서도 기억하는 것. 브랜드전략팀이 추구하는 ‘핵심 경험’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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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맛있는 커피가 타고 있어요.' 에어로케이 기내 좌석에 빼꼼히 튀어나온 리플렛의 문구입니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카페' 중 하나로 불린다는 독일 '보난자 커피'를 팔거든요. 가격은 4,500원이에요.
'음, 누가 비행기에서 굳이 커피를 사 마실까?' 생각할 수 있지만, 브랜드전략팀은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왜 기내 커피는 맛없는 게 당연할까?'
그렇게 에어로케이가 보난자 커피와 협업하여 개발한 커피는 한 달 만에 1,700잔 넘게 판매됐고 승객의 후기도 쏟아졌어요.
"기내가 커피 향으로 가득 차, 마치 카페에 온 것 같았다."
"하늘에서도 여전히 향긋하다."
하늘에서 마시는 스페셜티 커피가 궁금해서, 일부러 비행기에 탄 커피 애호가도 있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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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함이 좋은 결과물을 만든다는 걸 알아요. 이제 사람들은 제품 너머의 ‘노력’을 알아봐 주세요. 왜 만들었는지, 얼마나 공들였는지 알면 자연히 끌리게 되죠. 팀원들끼리 ‘어느 항공사가 이렇게까지 할까?’라며 웃다가도, 이렇게 매듭 지었어요. ‘그래서 재밌나 봐.’”
_나혜미 에어로케이 브랜드전략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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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케이는 비행기를 대화의 장으로 만들기도 해요. 지난 5월엔 가정의 달을 맞아 ‘신이어마켙’과 협업했어요. 노인의 일자리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에요.
어르신들은 탑승객을 위해 직접 응원 글을 썼어요. 그리고 기내 좌석 머리받이 커버로 만들었어요. '허허 우서요💛', '어디를 가든지 잘할 수 있다', '멋진 어른이 되라', '젊잖애'... 가지각색의 응원이 좌석을 채웠어요. 아울러, 글귀가 담긴 굿즈를 사면, 소외계층 복지 증진을 위해 기부할 수도 있었습니다.
여행에 앞서 '용기를 얻었다', '힘이 난다'는 후기가 많았어요. 기내에 긍정적인 말이 가득하니, 이동하는 시간 만큼은 걱정을 잊었다는 후기에 나혜미 팀장은 전해요.
사람들은 '가치'를 소비할 때 브랜드의 팬이 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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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케이는 처음부터 철저히 MZ를 타깃했어요. 연령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이들의 ‘가치 지향적인 소비’를 지지한다는 뜻이에요. 그들의 소비가 자신과 사회에 도움을 준다면, 그들은 적극적으로 소문 내요. 우린 그들의 영향력을 믿고요.”
_김상보 에어로케이 커머셜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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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에어로케이는 늘 존폐 위기였어요. 취항 준비에만 4년이 걸렸기에 자본금은 늘 바닥, 대표가 사비를 털어 급여일을 겨우 넘길 때도 있었고요. 불과 몇 달 전 일입니다. 하지만 위기가 닥칠 때마다, 되려 브랜딩에 집착했어요.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정성’이에요. 회사가 어려운 게 보이는데 가만히 앉아있을 구성원이 몇이나 있겠어요. 살길 찾아 떠나겠죠. 하지만 어려운 상황인데도 구성원을 붙잡는 요소가 딱 하나 있더군요. ‘탄탄하게 쌓은 문화’예요."
_김상보 에어로케이 커머셜 본부장
브랜딩이 누적되면 문화가 되고, 색깔이 분명한 문화를 가진 조직엔 직원과 고객이 끊이지 않을 거라고 김상보 본부장은 이야기합니다.
브랜딩은 스노우볼 같은 거라고. 아무리 생존에 허덕여도, 틈날 때마다 공을 굴리라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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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의 힘은 고객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요. 항공업은 가격 민감도가 가장 높은 산업 중 하나예요. 1000원 차이로 항공사를 바꿀 정도죠. 그만큼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기꺼이 탈 만한 가치’를 주는 게 브랜드 파워예요. 이 부분을 간파한 항공사가 많지 않아요.
저희는 스노우볼 효과를 믿어요. 실패와 성공, 갈등과 노력을 단단히 뭉쳐 굴리다 보면 어느새 거대한 자산으로 돌아올 거란 걸요. 그러니 시도를 멈출 수 없어요.”
_김상보 에어로케이 커머셜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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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덧붙이자면, 에어로케이는 7월 6일부터 오사카 취항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신기했던 건 SNS 반응이었는데요! 오래 전부터 👥"오사카는 대체 언제 갈 수 있냐, 기다리고 있다"는 댓글이 많았습니다.
확실히 에어로케이는 '팬덤'이 있는 항공사란 것을 정확히 깨달았습니다!
오늘의 Insight Camp🏕️ 인상 깊은 구절 공유드려요😉
- 에어로케이는 기성 항공사의 관습을 깨겠다며 시작했다. "뭐든 달라야 한다"가 목표였다.
- 유니폼은 오직 승무원의 관점에서 디자인했다. 유사시 도움이 되는 옷이길 바랐다.
- 집요함이 좋은 결과물을 만든다. 이제 사람들은 제품 너머의 노력을 알아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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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Insight Camp 어땠나요?
부문장육성그룹분들의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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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rks 플로우 [부문장 육성그룹]에서도 아티클 아카이브 확인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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